환경단체, "'가리왕산' 복구·복원 계획 외면"…광범위한 훼손 '주장'



가리왕산스키장 건설 과정에서 복구와 복원 계획은 철저히 외면되면서 광범위한 훼손이 일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준비를 위해 곤돌라 타워와 라인 공사를 하면서 무리한 토목공사를 강행했다. 훼손저감 공법에 따라 곤돌라 타워와 라인 하부의 훼손 없이 충분히 공사가 가능하다. 송전탑을 공사할 때 이와 같은 공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공사의 편의를 위해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아래를 무참히 파헤쳤다. 이곳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려운 곳이다. 해발 1000m 위쪽도 가리지 않고 토양을 다 갈아엎으면서 공사를 했다. 공사용 작업도로의 훼손도 심각하다. 스키장 공사에서 작업도로는 폭 6m 정도면 충분하다. 스키 슬로프 자체가 공사용 도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리왕산처럼 경사도 35도 내외는 D9 등 중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12∼15m의 폭으로 도로를 내어 추가적인 훼손이 발생했다. 현재 산지에서 송전탑을 비롯한 대형토목사업을 진행할 때는 가능한 헬기로 자재를 옮긴다. 불가피하게 작업도로가 필요한 경우 폭 5∼6m 정도의 작업도로면 공사가 가능하다. 가리왕산스키장처럼 작업도로 폭을 15m 가량 허가하는 경우는 없다. 시공 편의만을 위한 임의 훼손으로 사후 해발 1000m 이상 지대의 복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이 환경생태 보존과 이후 복원에 대한 고려없이 공사를 진행한 결과다. 복원을 전제로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훼손이었다"며 "이런 추가 훼손으로 복원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은 물로 예산 증가도 분명하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와 산림청의 산지전용협의가 부실하게 이루어졌을 뿐 만 아니라 두 부처가 스키장 훼손에 대한 이해 없이 꼼꼼하게 공사 관리를 하지 않은 탓이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 주장에 따르면 스키슬로프공사로 인해 생태계교란도 관찰됐다. 슬로프 주변지역에서 활엽수가 죽어가고 있다.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쓰러지는 현상으로 2016년 말부터 관찰됐다. 수고 10m, 흉고직경 40cm 이상 되는 수십 개체의 큰 나무들이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훼손으로 무리한 슬로프공사과정에서 지하의 수맥 흐름을 교란한 결과 주변 활엽수의 뿌리가 허약해지고 여기에 슬로프를 따라 불어오는 강풍에 나무가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슬로프가 생기며 나무들끼리 서로를 지켜주는 방풍기능이 사라져 슬로프를 따라 바람길이 생긴 것이다. 정밀조사를 통해 슬로프 바깥쪽의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훼손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침엽수든 활엽수든 추가적인 피해 개체를 정확히 파악하여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 스키장의 슬로프처럼 산지 개발 과정에서 수목이 고사하는 경우는 도복(넘어지는 현상)과 바람에 의한 피해, 수분 부족으로 인한 건조피해, 그리고 훼손 후 집수면을 따라서 물이 모이는 수해까지 추가적인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가리왕산스키장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불필요한 훼손은 물론이고, 자연환경의 균형을 파괴한 결과로 추가적인 훼손이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환경부와 산림청은 대책은 커녕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사후환경평가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식수목 개체별 관리는 없고 형식적인 빈껍데기 관리대장뿐이다. 가리왕산스키장에서 전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 272그루를 이식했다. 분비나무는 잎이 떨어지고 변색이 되는 등 시들어 가고 있다. 주목도 잎의 윤기가 없고 노랗거나 갈색으로 탈색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식한 나무들은 이미 죽었거나 대부분 건강 활력을 상실한 채 시름시름 앓고 있어 올해를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침엽수는 잎이 다 떨어져 고사의 마지막 단계에 있거나 아예 뿌리째 뽑혀 쓰러진 개체들도 확인되었다. 이식수목 고정장치는 각목을 대충 잘라 붙여 조잡하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이식수목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식수목에 대한 개체별 모니터링을 전무하다. 강원도가 내놓은 관리대장은 이식수목 10∼30그루의 대강의 현황 기록이다. 그냥 한 지역을 뭉뚱그려 대충 상황을 정리해 놓은 정도다. 현장의 수목 관리자는 ‘이식수목의 개체별 변화상황을 기록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목관리에서 이식수목의 개체별 관리는 원칙이자 기본이다. 개체별 관찰과 상태 파악을 하지 않은 것은 옮겨 심은 나무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음을 뜻한다. 병원에서 개별 환자에 대한 진찰기록이 없고, 병동에 대한 상황만 기록되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목이식은 의학으로 비유하면 대수술이다. 생명의 중심인 뿌리의 터전을 바꾸는 것이다. 따라서 옮겨온 토양에 제대로 뿌리가 내려 줄기와 가지에 영양이 공급이 되어 잎이 푸르게 잘 자라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복원에 활용하겠다던 토양층도 슬로프에 그대로 묻어 복원에 사용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다. 복원에 사용하기 위해 떠낸 기존 표토층을 토양의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쌓아 놓았다. 이식수목과 표토의 관리에 대해 강원도와 건설사측은 환경부의 지침대로 했을 뿐이라고 한다. 가리왕산스키장 건설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의 이행과 사후모니터링이 총체적 부실이다. 94년 덕유산의 무주리조트, 97년 발왕산의 용평리조트 등의 스키장이 들어섰다. 두 곳 모두 국제경기를 이유로 현행법에서 불가능한 보호지역에서 스키장건설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구상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을 이식했으나 모두 다 고사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이식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결과였다. 이런 배경에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와 형식적인 산지전용협의가 있었다. 20년이 지나도 이러한 졸속과 부실은 개선되지 않고 가리왕산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올림픽으로 이름만 바꾼 채 재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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